💂‍♂️ 산업기능요원 복무만료 기념 포스팅

19살부터 현재 23살이 되기까지 난 게임 프로그래머 직종을 통해 IT 산업기능요원으로 복무하였다.

3년 3개월, 총 1184일을 기다려 드디어 복무만료일인 2023년 1월 16일이 왔다!

이 포스트에서는 이 복무 기간동안의 과정과 느낀 점들을 한 번 얘기해보려고 한다.

Why 게임 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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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학생들과 같이 저도 게임을 마음껏 하지 못하고 제한을 받으며 하였다.
학원이 끝나고 부모님께 허락을 맡으며 잠깐 메이플스토리, 겟앰프드 등의 게임을 하였다.
(이때도 게임을 하기는 했었다.)

그러다 내 인생을 격변시키는 게임이 등장한다…

필자의 터닝포인트 게임인 ‘리그 오브 레전드’

이 게임이 등장하면서 나의 인생이 180도 달라져버렸다.
공부는 아예 놔버리고 학교/학원도 땡땡이치면서 PC방을 가던 시절이었다..

이를 기점으로 공부의 도피처로 삼던 게임은 더 이상 도피처가 아닌 내 인생의 목적 중 하나가 되어버린다.

어느 날, 학교 담임선생님이 진지하게 “너는 공부말고 다른 길을 가라” 라고 조언을 해주셨다.
친구들과 다른 길을 간다는 나의 결정에 부모님은 반대가 심하였다.
하지만, 나의 진로선택에 대한 부모님에게 설득도 선생님께서 도와주셨다.
지금 나의 은사분들중 한 분이시다.

막연히 게임이 좋았던 나는 당연히 게임에 관련 된 일로 진로를 생각하기 시작하였다.

• 게임을 못하니 프로게이머는 못한다.
• 그림을 못그려 게임 아티스트는 못한다.
• …

어이없게도, 이런 소거법으로 도달한 것이 게임 프로그래머 라는 직종이다.
원래는 게임 기획자나 게임 프로그래머 중 하나를 선택하여 게임학원에 등록하려고 하였다.
“프로그래밍은 어려우니 하지 마라” 라는 말에 내 도전 욕구가 생겨났다.

그렇게 나는 다른 친구들이 일반 교과학원을 다니는 시간에 게임개발 학원에서 프로그래밍 수업을 들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할만했다!

다행히 프로그래밍은 저의 적성과 굉장히 잘 맞았고 내가 온전히 컨트롤할 수 있는 세상을 만난 느낌이었다.

돌아보면, 그 때만큼 프로그래밍을 열심히 한 시기가 없는 것 같다.
밥먹고 학교가고 자는 시간빼고는 다 프로그래밍을 했던 것 같다.
그렇게 나의 시간투자는 게임 -> 프로그래밍으로 바뀌었다.

자연스럽게 고등학교도 게임개발 전공을 배울 수 있는 학교를 택하게 되었고, 출결이 좋지 않아 합격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학원에서 만들어낸 포트폴리오를 첨부하며 간신히 합격할 수 있었다.

게임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오다보니 다양하고 재밌는 게임들을 새로 알게 되었고, 학교 친구들도 다 같은 목표를 하고 있었기에 서로가 서로에게 자극제가 될 수 있었다.

이렇게 친구들과 함께 여러 이벤트를 겪으니 게임개발자 말고는 다른 길을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학창시절에 견학 신청을 감사히 받아주셨던 시프트업 대표 ‘김형태’ 대표님

첫 구직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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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진학한 고등학교는 취업을 목표로 하는 특성화고이기에, 3학년 때 게임회사 취업을 위한 준비 및 구직활동을 해야했다.

그 1년은 이력서 작성, 포트폴리오 제작, 면접으로 전부 보낸 것 같다.

학교에 다닐 때 선배들과 선생님들에게 항상 들었던 말이 있는데, 바로 ‘커리어에서 첫 회사가 굉장히 중요하다’ 라는 것이었다.

나는 배울 점이 많은 회사에 가고 싶었다.
실력적으로 발전하고 싶은 욕구가 강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만든 첫 게임을 출시하는 경험을 하고싶었다.

그 당시 내가 원하던 회사의 조건은 다음과 같았다.

• 산업기능요원으로 복무하여야 하니 병특지정업체여야 함
• 사수가 있어야 함
• 신작 개발팀이어야 함
• 가능하면 언리얼 엔진을 사용했으면 함

지금보니 고등학생 신분에 굉장히 까다로운 조건인 것 같지만, 다행히 이 조건에 모두 부합하는 회사에 합격할 수 있었다.

커리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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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푼 꿈을 안고 첫 출근을 하였을 때, “나는 어떤 일을 하게 될까?” 가 궁금하였다.
그 때 회사에서 배정해준 프로젝트는 1 ~ 2년 후 출시를 목표로 하는 신작 프로젝트였다.

회사에 오기전에는 클라/서버 이 둘만 프로그래머 세부직군으로 나누어지는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게임개발에는 프로그래머 직군이 많이 나누어지는 것을 알았다.
(ex. 전투 / 시스템 / 컨텐츠 / 툴 / 엔진 / 렌더링 등)

게임 프로그래머 로드맵 (출처: https://github.com/utilForever/game-developer-roadmap)

나는 그 중에서 컨텐츠 프로그래머로 첫 프로젝트에서 근무하게 된다.
모바일 게임이다보니 아무래도 컨텐츠를 많이 제작해야 해서 일손이 가장 바쁜 곳으로 배정받게 된 것 같다.

컨텐츠 프로그래머는 인게임 로직을 작성하고 그 로직을 UI와 연결시키는 작업이 주인 직군이다. 인게임 로직을 짤 때 패킷을 주고받는 것에서 서버 및 DB에 대한 지식도 많이 얻을 수 있었다.
(이 때, 서버에 흥미가 생겨 개인적으로 네트워크쪽 공부를 할 때 실제 현업코드가 많이 도움이 되었다.)

이 때 정말 많은 것들을 배웠는데 간략하게 내가 경험했던 것들을 나열해보면

• 코드 설계는 매우 중요하다.
  • 내가 가장 뼈아프게 느낀 경험이다. 그동안 나는 기능구현에 급급했기 때문에 코드구조가 굉장히 더러웠다.
  • 그 결과, 라이브단계에서 작은 기능수정에도 여러 모듈에 의존성이 걸려있어 굉장히 큰 일이 되고 QA범위가 늘어났다.
• 개발단계에서 버그는 확실하게 내자 (크래시)
  • 개발단계는 버그가 차라리 가시적으로 보이는 것이 QA로 넘어가기 전에 가장 확실히 알 수 있는 방법이다.
• 디버깅은 유추보단 과정을 확실히 확인하는 것이 좋다.
  • 보통 유추가 엇나가는 일이 많았다. 엔진코드를 따라가며 보는 것이 훨씬 시간을 아낄 수 있다. (경험이 없어서 그럴수도 있다.)

매우 간략하게 적었는데, 첫 회사에서의 경험은 나중에 따로 포스팅할 기회가 생긴다면 디테일하게 회고하고 싶다.

첫 프로젝트는 성공적으로 출시를 하였고, 라이브 경험까지 할 수 있던 나에게 귀중한 프로젝트였다.
첫 회사에서 여러 프로젝트 및 경험들을 하며 앞으로 내가 되고싶은 목표 및 가치관을 어느정도 형성시킬 수 있었다.

‘슈퍼스트링’ 이라는 모바일 게임을 제작하였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병역특례 티오를 주고 산업기능요원 복무도 무사히 마무리하도록 신경써주었기에 나에게는 정말 고마운 첫 회사이자 커리어의 시작점이 되었다.

대학 입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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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특례를 받음과 동시에 나는 산업기능요원 및 회사와 병행하여 재학할 수 있는 대학을 알아보아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컴퓨터공학과”에 입학하였다.

부족한 CS쪽 관련 지식을 채우고 싶었고, 학위가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하여 입학을 결정했다.

하지만, 이것이 고난의 시작이었다.

회사와 학교수업/시험까지 신경쓸려니 도저히 나의 시간이 생기질 않았다.
쉴 수 있는 주말이 없는 주가 굉장히 많았고, 공부량이 생각보다 굉장히 많았다.
(특히 크런치 기간이랑 시험일정이랑 겹쳤을 때가 엄청 고생했던 기억이..ㅠㅠ)

그렇게 계속 자퇴와 씨름중 어느 새 4학년이 되어버렸다.
(이제는 아까워서 자퇴를 못한다.)

그래도 대학에서 전공지식의 수업은 확실히 고등학교의 수업보다 전문성이 높았으며 실제로 CS 및 여러 방면에서 지식을 습득할수 있는 기회로 다가왔다.
또한, 내가 개발지식에 대한 학습을 한다는 것에 대한 증명할 수 있는 또 다른 경력이 되었다고도 생각한다.

자랑할만한 평점은 아니지만.. 학점은 채웠다..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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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기능요원 복무만료 기념 포스팅이라고 제목은 지었지만..
사실 15살부터 23살의 저의 이야기를 간략하게 일기장처럼 쓴 글입니다.
(회고 느낌은 아니네요)

8년간의 이야기를 모두 담을 수 없어 아주 간략화된 이야기이지만, 다시 이 포스팅을 보면서 기억을 떠올릴 수 있을 것 같아서 글을 작성하였습니다.

그리고, 초심을 다시 느낄 수 있는 좋은 자극제가 되기도 할 것 같네요.